저는 개인적으로 술에 대해서 밈을 통해서 편견을 가지는 걸
상당히 꺼리는 편입니다.
그래서 오늘 후기로 남길 처음처럼 빠삐코 역시도 한참 미루고 미루다가
후기를 적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접하게 되었죠.
어쩌면 저번에 적었던 민트초코 소주보다 더 충격적인 것 같습니다.
아이스크림과 소주의 콜라보라는 점에서 솔직히 좀 우려스러운 감도 컸고
뭔가 머리속에서 이미지가 그려지지 않았습니다.
민트초코 소주도 마셔놓고선 이건 왜? 인가 싶어도
결국에는 사람은 마셔봐야 이게 좋은지 나쁜지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.
솔직하게 말하면 출시 초기만 해도 마셔보지도 않고 나쁜 선입견을 가지고
도대체 얼마나 맛이 심각하길래 다들 저럴까? 라는 생각을 가지고 마실 뻔 했습니다.
시기가 지나고 나니 이 친구도 결국 마트의 한구석의 지방령이 되어 자리잡고 있더군요.
그리고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이런 특정 컨셉의 소주들은 리큐르로 분류하는게 좋을지
아니면 희석식소주로 분류하는게 좋을 지 긴가민가 싶어요.
Alc 12%/ 360ml
로 제법 술다운 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.
그리고 소주답지 않게 3가지 버전의 혼합제제를 사용했다는 게 신기할따름입니다.
하나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재료를 쓴다는 게 좀 놀라네요.
우선 색에 있어서는 콜라의 색과 가까운 연 갈색인 편입니다.
향은 초콜릿향과 묘한 단내, 그리고 알콜향이 나며,
빠삐코에 가까운 향이라기보다는 가나초콜릿에 가까운 단내가 나는 것 같습니다.
코코아 분말을 강하게 쓴 특유의 향?이 나요.
맛에 있어서는 처음에는 초콜릿의 단맛이 싱겁게 혓바닥을 스쳐지나가며
뒤에는 알콜 특유의 쓴맛과 묘한 떫고 텁텁한 맛이 납니다.
빠삐코의 특징과 소주의 특징이 고루고루 있지만 양쪽의 맛 자체가
자기 주장이 너무 강한 탓에 " 나는 빠삐코야!" , "나는 소주야!" 서로 어느 한쪽으로
의견을 굽히지 않고 입안에 묘하게 드라이한 맛을 선사하고 사라집니다.
어떤 것과 섞어서 칵테일을 만들기에 상당히 어렵고
특정 음식과의 페어링도 솔직히 좀 꺼려지는 편입니다.
매운 음식또는 짠 음식과 먹는게 좋을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가진 맛이
워낙 강한 탓에 음식의 맛마저도 잡아먹어버리는 극단적인 성향의 술입니다.
서로 너무 겉돌아요.
거기에 얼마 안먹어도 상당히 물리는 단맛입니다.
굳이 칵테일을 꼭 만들어먹어야한다면 다크라거나 스타우트에 소주잔 기준으로
1-2샷을 주가해서 마시면 부족한 초콜릿맛을 보충해줄 수 있을 것 같고
탄맛을 감춰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.
그리고 반병 밖에 안마셨는데 취기로 인해서 머리까지 아픈게 그렇습니다...
항상 술의 긍정적인 면과 독특하고 재밌는 점만 다루고 싶지만
저로써도 어려운 술인것 같아요.
가볍게 즐기라고 만든 컨셉인 것 같은데...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습니다.
오늘의 저의 처음처럼 빠삐코 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.
항상 술을 찾고 즐기시는데 있어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.
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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